항공사 승무원 모자 착용 무효, 독일 연방노동법원 판결
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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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2 11:00
독일 연방노동법원의 루프트한자 항공사 승무원 모자 규정 판결 사례
- 항공사 조종사에게 모자를 쓰도록 의무화하는 사업장협정의 법적 효력-
국내 항공사 승무원의 감정노동 및 노동인권침해 관련 토론회(항공 승무원, 인권을 말하다)가 지난 3월 19일(2015.3.19. 10시-12)가 진행되었다. 당시 주요 토론 쟁점 중 하나는 국내 항공사의 과도한 감정노동을 요구하고,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요인인 기업 내 규정(인사평가제도, 서비스 및 매뉴얼, 신체 및 유니폼 규정)이 문제시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독일의 연방노동법원에서 루프트한자 항공사의 조종사들의 회사 모자 착용의 무효를 확인하는 판결(2014.9.30) 사례가 있었기에, 국내 항공사 승무원의 인권침해 요소가 있는 회사 서비스 메뉴얼(취업규칙)과 규정의 폐지와 개정 등에 일정한 시사점을 주고 있어 해당 내용을 공유한다.
국내 항공사 인권침해 내용과 독일 연방노동법원의 판결문 보도자료와 원문은 첨부파일로 확인 할 수 있다. 아래 독일연방노동법원의 보도자료는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박귀천 교수님 흔쾌히 번역해주신 것으로, 필자(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가 한국 사례와 시사점을 보태어 관심있는 분들에게 공유차원에서 올린다.
- 아래 -
항공사 조종사에게 모자를 쓰도록 의무화하는 사업장협정의 법적 효력
연방노동법원 보도자료
(연방노동법원 2014년 9월 30일, 1AZR 1083/12 판결)
(BAG Urteil vom 30.9.2014 - 1 AZR 1083/12)
사용자와 종업원협의회(Betriebsrat)는 통일적인 작업복 착용에 관하여 사업장협정(Betriebsvereinbarung)을 통해 규율할 수 있다. 직원 집단별로 작업복을 각기 다르게 정해놓고 있는 경우, 종업원협의회법(BetrVG)상 평등대우의 원칙에 의하면 그와 같이 다르게 정하는 것은 규율목적에 따라 객관적으로 정당할 것이 요구된다.
이 사건의 원고는 항공기조종사로 근무하고 있는 남성이다. 항공사에는 종업원협의회법(BetrVG) 및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항공직원대표조직(das fliegende Personal Personalvertretungen)이 조직되어 있다. “유니폼에 관한 사업장협정(Betriebsvereinbarung Dienstbekleidung)”에 따르면 남자조종사들은 운항하는 동안 유니폼을 입어야 하고, 유니폼에는 모자도 포함되는데, 특히 남자조종사들은 공항 구역으로 들어가는 동안 일반 대중들 앞에서 모자를 착용해야 한다. 반면, 여자조종사들은 모자 착용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여자조종사들의 유니폼에는 모자가 포함되지 않는다. 원고는 이와 같이 남녀조종사간에 다르게 정해져 있는 유니폼규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고(사용자)는 전통적인 남자조종사의 상은 모자를 쓴 모습이라는 점, 여성조종사의 경우 헤어스타일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남자조종사에게만 모자를 쓰도록 하는 규정의 정당성을 주장하였다.
조종사 모자를 쓰도록 의무화할 수 없음을 확인받기 위해 소를 제기한 원고의 주장은 연방노동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위와 같이 모자착용의무를 각기 다르게 정한 것은 종업원협의회법상의 평등대우원칙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직원들에게 통일적인 유니폼을 착용하도록 하는 것은 그들을 대중 앞에서 피고 항공사를 대표하는 자로 보이도록 하는 것인데, 이러한 규율목적이 직원들을 구별하여 대우하는 것을 정당화시키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다만 남녀조종사 간에 다르게 대우한 것과 관련하여, 성을 이유로 하는 불이익대우인지 여부에 관해서는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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