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과 시민참여 제도
김종진
3,401
2004.07.21 03:35
학기술과 시민참여 제도에 대한 내용
현재의 과학기술정책은 과학기술이 마땅히 갖추어야 할 공공책임성(public accountability)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다. 과학기술은 다른 정책은 아직도 민주주적인 방식보다는 엘리트적 관료주의적 의사결정이 고착화되어 있다.
이렇게 과학기술에 대한 시민의 참여기회가 결여되고 시장경쟁력보다 복지, 환경, 안전, 윤리 등 삶의 질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시민의 가치관과 이해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과학기술이 기존 사회구조에 의해 계속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경우는 시민참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마땅히 보장되고 확대되어야 할 시민의 권리에 포함된다. 최근 서구에서 발전되고 있는 ■기술적 시민권(Technological Citizenship)■ 개념은 바로 이러한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시민권의 확보는 엘리트에 의한 통제로부터 시민에 의한 민주적 통제로 과학기술의 사회적 형성과정을 변화시키는 지름길이 되어, 과학기술투자로 인한 환경적 비용 및 사회적 갈등의 최소화를 기할 수 있게 하고, 산업화가 초래한 ■위험사회■에 대하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성찰성을 높임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인간적인 미래를 열어가게 하는 토대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과학기술의 민주화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서구 국가들의 경우 이러한 시민참여는 어느 정도 제도화되어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서 기술영향평가(Technology Assessment), 합의회의(Consensus Conference), 과학상점(Science Shop), 참여설계(Participatory Design) 및 신기술협약(New Technology Agreement)등이다. 이러한 기술에 대한 민주적 결정형성을 위한 합의는 필연적으로 복잡하며, 유기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지역환경의 다양성 반영, 민주적 참여의 창조성의 원동력 및 장기간의 사회적 지속가능성에 필요한 제도적 탄력성의 보완이다. 이러한 RD&D(연구 개발과 설계과정)의 예로서는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과학상점(Science Shop)이 있다.
1. 과학상점 (science shop)
대학 안에 설치된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한 정보나 조언, 연구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지칭한다. 과학상점의 목적은 대학 내의 실험실이나 연구소가 지역 주민들의 수요와 요구에 기초한 사용자 친화적인 연구개발활동을 함으로써 과학기술활동이 사회와 유리되지 않도록 지역사회 내에서 과학기술과 일반 시민들을 연결시키는 데 있다. 네덜란드에서 먼저 시작되었고 그 활동 영역은 화학, 물리학, 의약학 등 자연과학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과학, 법학등 인문사회과학쪽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과학상점은 73년 위트레흐트 대학교 화학과 일부 학생들이 베트남전의 비인간성에 반발해 ■민주적 사회와 인간을 위한 화학■의 기치를 내걸고 처음 시도한 것이다. 군사적 연구와 기업상품화 연구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있는 대학의 연구개발 기능을 비판하면서, 지역사회의 환경■복지■노동■여성 등 현안을 대학의 학생과 교수가 무보수로 연구해 해결안을 제공하려는 목적을 추구한다. 현재 네덜란드의 13개 대학교 모두에 과학상점이 설치되어 있으며(총 35개) 일년에 약 2천건의 의뢰를 받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연과학뿐 아니라 법학.사회학 등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과학상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처음 출발한 당시에는 과학상점을 만든 학생들이 자기 돈을 모아 힘겹게 경비에 충당하였지만, 의회의 승인을 받아 대학의 공식기구로 제도화된 지금은 적은 예산이지만 연구 실비와 사무실, 코디네이터 인건비 등을 해당 대학에서 지원받고 있다. 이는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하는가? 에 대한 학문적 고뇌에 대한 저항으로서 지역주민들을 위해 연구개발에 필요한 것으로 사회적 공익, 질서, 삶과 관련된 목적의식으로 연구하는 과학기술이다.
2. 합의회의(consensus conference)
합의회의는■선별된 일단의 보통사람들이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논쟁적이거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과학적■기술적 주제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질의하고, 그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답을 청취한 뒤 이 주제에 대한 내부의 의견을 통일하여 최종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들의 견해를 발표하는 하나의 포럼(forum)■이라고도 정의된다. 과학기술 정책 결정에 일반 시민의 참여를 확대 강화하기 위한 제도인 합의 회의는 유럽 내에서 특히 덴마크에서 활발하게 추진되어 왔다. 합의회의에서의 논점은 특정 과학기술의 기능과 효율에 있지 않다.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 태도, 목표점, 정책방향에 관련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합의회의(Consensus Conference)는 사회적 쟁점이 되는 신기술에 관해 시민주도의 공공토론을 통해서, 전문가와 시민간의 대화 그리고 보통시민들의 정책참여를 촉진하는 새로운 제도이다. 특히 의료와 과학기술, 환경문제 처럼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워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