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역에서 '좋은 일자리' 실험과 모델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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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역에서 '좋은 일자리' 실험과 모델 찾기

김종진 1,349 2019.02.16 12:06
* 이 글은 경향신문의 <세상읽기> 고정 칼럼의 2019년 2월 25일 필자의 글입니다. - 아래 - [세상읽기]지역에서 ‘좋은 일자리’ 실험과 모델 찾기 -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요즘 카풀 도입과 광주형 일자리가 세간의 관심사다. 양쪽 다 산업과 지역의 새로운 일자리 모델로 제시된 것인데 찬반 논란이 많다. 두 사례의 시사점은 하나다. 어떤 정책과 사업의 실행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을 배제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편리함과 효율성만 강조해서도, 산업경제만 강조해서도 안됨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할까. 아마도 중앙정부나 많은 지자체들은 또 다른 광주형 일자리에 관심을 기울일 것 같다. 그러나 보다 혁신적인 모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관련해 세 가지 아이디어를 꺼내 보고자 한다. 첫째, 광주형 일자리에서 고민하지 못한 ‘노동의 인간화’ 모델까지 논의해 보자. 앞으로 제조업 생산라인은 디지털화 과정에서 생산성 논쟁이 노사 간 쟁점이 될 것 같다. 이때 노사 상생의 대안적 공장(볼보, 폭스바겐)을 모색하면 좋겠다. 총체적 학습과 자율성이 확보된 ‘보람 있는 일터’를 만들고자 노사가 함께하면 좋겠다. 무엇보다 지속 가능하고 괜찮은 일자리를 위한 기업과 정부의 투자 확대가 핵심이다. 과거처럼 공모 사업으로 운영하는 정부의 일회성 사업은 이제 지양해야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지역 맞춤형 일자리나 특별회계 포괄보조금 사업 중에는 실효성이 불확실한 사업이 많다. 오히려 기업의 장기투자를 증대시키기 위한 인센티브 구조개편이 필요하다. 제조업 공장만이 아닌 도심 서비스 일자리도 중요한데, 이탈리아 밀라노시의 디지털 경제 모델을 참조할 만하다. 이 모델은 기업 투자를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지역의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한다. 대학과 학생도 참여한다. 도시의 맞춤형 일자리 창출이 목표이지만 ‘노동의 권리’가 행동 계획에 주요한 원칙으로 제시되고 있다. 둘째,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을 위한 새로운 도심 일자리를 모색하면 어떨까. 청년들이 일하고자 하는 기업은 꼭 주거지와 일치하지 않는다. 노동시장의 이동성과 수요공급 불일치 해소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자체 간 협력 사업, 즉 행정구역을 벗어난 ‘도시권 일자리 프로젝트’를 모색할 수 있다. 하나의 지역이 아닌 몇 개의 지자체가 권역을 형성, 공동으로 지원된 ‘새 일자리 루트’를 만드는 것이다. 한편 영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년 일자리를 위한 ‘5-3-1 캠페인’(Five three one campaign)은 참고할 만하다. 기술투자와 교육훈련 등 사용자가 할 수 있는 다섯 가지, 청년들의 잠재력 실현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성과 세 가지 이유, 그리고 한 가지 긍정적인 결과물. 바로 지역경제 성장과 취업 증진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공공정책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지원하고자 하는 기술 활용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우리의 삶과 제도의 패러다임이 혁신적으로 변화될 시기가 된 것 같다. 이제 공공부문에서 직접 일자리를 대량으로 창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앞으로 기존의 정형화된 풀타임 일자리는 더욱 힘들다. 그간 많은 지자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일자리 질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부의 95만개나 되는 재정지원 일자리들은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새로운 일자리 모델로 ‘시민활동 일자리 계좌제’를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시민활동 계좌제는 지역에서 ‘일 경험’과 ‘유급 일자리 형태’를 융합한 새로운 모델이다. 지역에서 주 15시간에서 25시간 내외의 활동을 하고, 보상 성격으로 활동 시간이 계좌에 적립되어 본인이 필요할 때 유급으로 인출하는 것이다. 다양한 시민활동 참여자들은 활동계좌를 만들고, 직장을 잃거나 직업훈련 등 필요할 때 계좌에서 시간당 금액을 인출하여 사용하자는 것이다. 국내 몇몇 지자체에서도 실험적 논의가 제시되고 있지만 행정과 관습에 발목 잡혀 단 한 발짝도 진척을 못하고 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는 국제노동기구(ILO)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일’을 제시하면서 인간 중심의 노동 10대 의제를 제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개인역량과 제도 및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위한 투자확대였다. 과연 새로운 대안적 일자리 실험은 우리 사회에서 가능할까. .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2142037005&code=990100#csidx9cad87a9d0e29c698a6223aa4899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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