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회원과의 대화’의 주인공은 청년유니온의 이기원 대학생팀장입니다. 이 팀장은 지난해 가을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 시행한 청년직장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소와 인연을 맺은 바 있습니다. 생기발랄한 20대의 열정과 성실함을 무기로 3달여 동안의 인턴 활동을 훌륭하게 마무리한 이 팀장은 올해 2월부터는 청년유니온의 상근 활동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 연구소를 찾아와 “이제 상근 활동가로 일하니, 연구소를 후원해야죠”라고 말하며 씨익 웃어보이던 이 팀장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네요.
청년유니온은 청년들이 겪고 있는 노동․일자리 문제를 청년 당사자들이 직접 해결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청년세대 노동조합입니다. 전국 편의점 600여 곳의 최저임금 실태를 조사․고발하고,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피자업체 30분 배달제를 폐지시켰으며, 주요 커피전문점의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를 알리는 등 활발한 활동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죠.
이 팀장은 청년유니온에서 대학생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대학생팀은 조합원 모임을 운영하는 동시에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관련 문제나 구직자 문제, 대학 내 노동문제를 주요 이슈로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교내 근로장학생 문제와 토익 시험 문제를 다뤘다고 합니다. 저도 지난해 가을 청년유니온과 참여연대 등이 토익 시험과 관련해 ‘응시료 폭리’, ‘과도한 성적 재발급 비용’ 등의 불공정 행위와 횡포에 대한 개선을 촉구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올해는 대학생들의 산학실습과 관련한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 14명의 팀원을 이끄는 만큼 이 팀장의 요즘 관심사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라고 합니다. 처음 듣는 용어라 설명을 부탁하니, “회의, 포럼, 워크숍, 강의 등에서 사람들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해답을 찾거나, 계획을 세우려 할 때 그 과정을 돕는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해요”라는 친절한 설명이 돌아왔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사람, 토론 진행자라고 합니다. 이 팀장은 대학생팀 업무와 관련한 회의에서 자신의 생각을 쉽사리 꺼내지 못하는 팀원들을 보면서, 이들을 배려하고자 퍼실리테이터 관련 교육을 듣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인상 깊게 읽은 『노동사회』기사에 대해 물었습니다.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의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를 인상 깊게 읽었다고 하네요. 이 팀장은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대학생들이 열심히 구직준비를 해서 운 좋게 취업해도 비정규직으로 취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팀장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취업하기까지 평균 2년이 걸린다고 하네요. 물론 개인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청년층의 취업이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소에 하고 싶은 말을 물으니 대뜸 “잘 부탁드려요”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연구소를 후원해주는 회원이 오히려 잘 부탁드린다고 하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더라고요. 이 팀장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노동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잖아요. 구체적인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새내기로서의 일종의 인사예요”라며 또 웃었습니다.
연구소도 회원님들께 안부 인사 전합니다. 연구소 후원에 늘 감사드립니다. 곧 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네요.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시고, 회원님들 가정에 웃음과 행복만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